시인 김명순은 자신만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녀의 시세계는 아픔에서 시작된다. ‘이제 나는 자살을 꿈꾸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처럼 더 이상 병을 아픔 자체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아닌 병과 거리를 두고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녀가 관찰하는 대상과 사물들은 모두 아픔을 간직한 것들이다. 이제 자신의 병에서 걸어나와 세상의 아픔을 언어로 치유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또한, 현실 세계에 대한 방관자들의 태도에 대해 비판하며 우리가 어떻게 현실에 맞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언어로 보여주고 있다.
‘마흔 넷’과 ‘바보’라는 단어가 합쳐 문장을 만들었을 때 나타나는 이미지는 인간의 모자란 부분을 언어로 채우는 이미지로 전환된다. 시인의 내면세계를 환기시킬 수 있는 ‘마흔 넷 바보’의 이야기가 아픈 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서평
마음을 치유하는 일상의 시
주부의 일상이 한 권의 시집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주부’라는 단어를 가리고 읽는다면 한 여자의 삶과 아픔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그녀는 자신의 모든 시에 투과한다.
현실 세계에 대한 부정과 아픔에 대한 인식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를 끝마치고 이제 당당히 앞으로 걸어나가려 한다. 그녀의 속삭임을 마음으로 듣는 순간, 진정한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법. 이내 치유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녀는 시 자체에서도 다양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여러 가지 이모티콘과 자유로운 형식의 시는 오히려 내면 깊숙한 아픔을 숨기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 고유의 아픔을 알아차리는 순간 감동의 전율이 온 몸으로 느껴지게 된다.
아주 작은 사물에게도 고마움과 감동을 느끼는 여린 마음이야말로 시를 쓸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녀가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움과 세상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언어 또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 속에/ 함께 있는 것/ 먼저는 늘 나를 돌아보고/ 이쁜 나를 간직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자/ 나와 다른 사람에게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특성들/ 그것들을 먼저 이해하자/ 행복은 각자의 그릇에서/ 나도 함께 행복한 것/ 그것을 항상 기억하자/ 조용한 휴일 아침이다/ 그들은 그들대로 오늘도 행복하리라/ 나는 나대로 행복한/ 하루를 갖자
-시「삶」전문
삶을 들여다보는 방법 속에서도 그녀는 자기 자신과 타인을 함께 배려하는 법을 물색한다. 자신의 아픔을 견뎌냈을 때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는 법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법을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
건조한 현실 세계에는 방관자들이 즐비하다. 그런 이들 사이에서 외로움과 고통을 호소하는 수많은 ‘마음의 환자들’에게 소곤소곤 들려주는 그녀의 시를 추천한다.
본문발췌
이제는 몸부림치기 작더라도/ 야금 야금 내 안의 보석들/ 하나 둘 꺼내보며/ 살리라/ 탓하지도 연연하지도 않으며/ 내 자신의 소중함도 챙기고/ 바람도 무엇도 없이/ 살자꾸나/ 쓰여지다 남음이 있어지거든/ 편안히 더하기 하며/ 살고프다.
-시 「행복」전문
이제 나는 자살을 꿈꾸지 않는다/ 나 ,, 내 것만 ,, 하지 않는 이쁜 모양들 속에서/ 흥겹고 진화된/ 문명의 발전과 함께/ 웃을 수 있을 테니까/ 어쩌다 몸이 많이 아플 때/ 마음은 오히려 편안할 때가 있다/ 정신은 오히려 맑아짐도 느낀다/ 오늘처럼 천둥 번개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재미있다/ 나는 이것을 자연의 연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날에 클래식한 음악을 들으면 참 좋다/ 기류변화가 불안한 날에는 괜스레/ 마음도 흥분되고 바빠진다/ 하늘도 노하신 걸까?/ 산천지간 더불어 업을 가진/ 분들의 심기가 또 많이 불편하고 힘드시겠다/ 이런 날씨일수록 나부터 다시 시작 놀이 잘하여 보기를
-머리말 중에서
목차
머리말
1부
눈 맞추기
이 땅의 미래
정답 찾기 놀이
짓물린 양파 냄새
입장 차이
눈물 속 피바다
현주소? 정답놀이 ^^
눈앞의 떡 눈 맞추기 흥청망청 재미있는 소리 약자들의 반란 신고쟁이 씁소 = 씁쓸한 미소 = 덜 이쁨 하극상 ?
이 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