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굴리는 것이 아닌 몸을 쓰면서, 몸으로 살아온 저자의 ‘오면 가면’ 사는 이야기. 그 이야기들을 담아낸 수필이다. 저자는 6개월 마다 서울과 LA를 오가며 살아간다. “지루하게 살지 않겠다”는 외침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하루를 새롭게 만들면서 저자는 지루할 틈 없는 인생을 꾸려나간다.
책 속에는 우리들의 일상과 닮은 저자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저자의 시선에는 사랑이 넘쳐흐른다. ‘시선 안에 사랑을 머물게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소개할 수도 있겠다.
저자는 항상 우리 곁에 놓여 있어 엉켜있는지 제대로 잘 풀려 있는지 아니면 외따로 놓여있는지 매번 확인하기 번거롭고 잊고 지내기 쉬운 우리들의 관계망의 꼬인 부분들을 풀어 단정하게 매듭지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 역시 ‘우리의 가족, 친구 그리고 주변’을 다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서평
서울과 LA를 오가며 느끼는 긍정의 삶
저자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보면 ‘하루하루를 새롭게!’ 꾸려나갈 힘을 얻게 되고 뒤에서 누군가 응원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너는 잘 가고 있다. 그러니 쭉 가렴. 나 역시 그 길을 지나왔단다. 하고 말해주는 것 같다. 채원이와 주원이 그리고 아내와 딸에 대한 무한한 사랑은 읽는 이의 가슴을 간질인다.
친구들과 나눈 우정의 편지도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중간 중간 삽입된 사진들을 훑어보는 재미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에 쫓겨 일상을 잊고 살아가는, 어깨 무거운 독자들에게 한 줌의 꽃씨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꽃처럼 미소 짓게 해줄 것이다. 그것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본문발췌
우리나라에 로또 복권이 있는 것처럼 여기 LA에도 Super Lotto가 있습니다. 한 개에 1$이니까 대개 열 개를 사게 되는데 우리처럼 카드식이 아니라 10$ 내면 컴퓨터에서 열 줄 넘버가 찍힌 종이쪽을 줘요. ‘굴라’라고 중얼거리며…. 이게 뭔 소린가 했더니 good luck. (본문 26쪽)
방금 주원이 낮잠을 재우느라 “자장자장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우리가 아기.” 했더니 아, 글쎄 요놈이 “나 아기 아냐.” 하는 거야. 요전엔 제 엄마에게 “엄마, 나 누구야?” 그랬다네. 그래서 에미가 깜짝 놀랐는데 이어서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지?” 그래서 더 놀랐다네. 요놈이 커서 철학자가 되려나? 좀 있다가 “너 자신을 알아라.” 그럴지 몰라. (본문 52쪽)
여름철 음식은 100% 싱싱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0%로 상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상해가니까 날짜가 지나 50%쯤 상한 것도 먹으면 안 되는 거요. 당신 남편처럼 속이 철벽으로 튼튼한 사람이야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지만, 당신은 특별히 조심해야 하오. (본문 137쪽)
사람이 나이 들어가며 노숙해지면 클래식 고전음악을 좋아하게 된다네. 예쁜 새소리만 들어도 좋은데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악을, 또 심혈을 기울여 연주하는 소리로 들으니 이 아니 좋을 소냐. 나 새벽 조깅할 때도 감미로운 선율 귀에 꽂고 뛰면 너무 좋지요. 그런데 당신이 나에게 웬 오디오 선물을? no. no 나 원하지 않아요. 필요한 것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뭐 사다 놓지 마시오. 음식도 자기 좋아하는 것 자기가 알아서 먹으면 되는 거고 금그릇 은그릇이나 값비싼 식탁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음악도 Hard ware보다는 Soft ware가 더욱 중요한 것. (본문 144쪽)
목차
1장. 오면 가면 사는 이야기 1. LA 6개월, 서울 6개월 2. 사랑하는 채원아, 주원아 3. 산이 좋아, 물이 좋아 4. 생각과 마음을 채우는 시간
2장. 메일은 사랑을 싣고 1. 오늘은 메일에 첨부합니다 2. 세상을 메일에 첨부합니다 3. 수정아, 우리는 즐겁게 살자꾸나 4. 지혜를 나누다
3. LA에서의 등산이야기
저자소개
김창식(金昌植)
1943년 청주 생.
청주고, 청주교대 졸업하고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 파묻혀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40년이 훌쩍 지나갔어요. 그 후 퇴촌, LA 왔다 갔다 하며 두 손주랑 놀고 등산 다니고 자전거 타는데 서울에서는 한강에 나가 타고 LA 가면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다운타운에 나가서 탑니다. 퇴촌도서관 책과 LA도서관 책이 모두 내 책이려니 게걸스럽게 빌려다 읽으며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15년이 훌쩍 지나갔어요. 이제 골인 지점이 저만치 보이니 얼마 안 남았군요. 저를 사랑하시는 저 높은 분께서 인제 그만 놀고 들어오라고 하시는 날까지 정신 차리고 즐겁게 살겠습니다.
이 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