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꽃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물들을 투과한다.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 사계절은 늘 찾아오고 떠나간다. 꽃은 피고 또 지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 자연과 자연의 만남이 그러하듯, 세월이 흐르고 시들고 다시 피어나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자연과 같다. 계절의 사이에서 웅크리고 있던 생명이 태어나듯, 한 시인이 시적 세계에서 한 송이 꽃이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우리의 꽃, 야생화들을 보고 그리움의 정서를 끄집어내고
고마움과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의 표현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1부에서 4부까지는 각종 꽃과 자연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널름 혀를 내미는 광대나물꽃, 은하수처럼 피어나 품에 안기는 개별꽃, 내 여인의 미소가 되어주는 박주가리의 향기, 긴 속눈썹을 살포시 여는 얼레지꽃들을 노래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때론 풍경화처럼, 때로는 돋보기로 들여다보듯이 묘사하는가 하면, 가을 달빛에 서러운 낙엽이 몸서리치는 설매재에 서서 다음 봄을 기다리거나, 바람이 좋아 샛바람 거친 날 언덕에 올라 양팔을 벌리기도 하고, 인적 없는 도랑에 서서 시원하게 오줌을 누기도 하는 시인의 가슴속 이야기들, 사람 사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5부에서는 인생의 길에서 만난 인연 중에서 먼저 떠난 벗, 목계 이유태 씨의 유작시를 실어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이렇듯 벗을 기리는 것을 즐거워하는 그의 따듯한 가슴에 독자의 가슴도 뭉클해질 것이다.
이 책은 
